배낭에 시 한줌 담아 사바에 내리고...
가든 길 멈추고 잠시 나를 보게 한다. 앞만 보고 뛰어 가는 사람에게 곁을 돌아보지 못한다. 그래서 낸 시간 「배낭에 담긴 시 한 줌」(이은별 작. 백산출판사 간. 2012.5. 값 10,000원)을 손바닥에 올리니 별꽃이 맘을 편안하게 한다. 섬에서 기댈 언덕을 찾았던 모습은 무소유였고 가을 창가에서는 여인네만이 느끼는 맘의 울타리가 느껴지나 보다.
티 없는 바닷가에서 느끼는 나름의 울타리는 마음의 벽이 아니라 틈새 없이 비춰지는 풍광에 울타리를 도리어 치고 싶다는 여린 심정이다.
누구나 꿈꾸는 배낭 하나 매고 떠나고 싶은 마음은 중장년들의 허무감의 표출이다. 그런 인생의 뒤안길을 가득 채우는 언어들의 유희, 결코 고급스럽게 윤색되지 않은 언어는 삶의 뒤안길에서 마음을 채워준다.
수없이 찾아다닌 산과 강, 남빛 하늘에서 별 들에게서 그녀는 결국 풀과 바람 밖에 없는 삶을 느끼며 무소유를 실감했다.
어느 날 백목련 피는 아침에 지혜로운 삶을 찾아 가더니 복은 작은 데서 생긴다는 평범한 진리로 무소유를 체감하고 달관하고 있다.
춘삼월 개울 따라 부는 바람에 설레던 여심도 마치 수도승 같은 자세를 거치고 한 줌 흙으로 간 무소유를 이미 실천하고 있다. 그가 탐욕보다 더한 불이 없다고 삶에 지친 넋들에게 잊기 쉬운 화두를 던지고 배낭 매고 적정(寂淨)에서 중생들에게 편안함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양장본 속에 숨은 진리를 캐라고 독자들에게 더불어 사는 삶이 혼자 시드는 백목련이고 버리고 떠나라는 배낭 속의 한 줌 시인가 보다.
아마 울타리 없는 바닷가는 울릉도였고 무소유를 체득한 일은 백담사였을 게다. 범인이 느끼기 힘든 여행에서 감성어린 시어를 맘에 품었고 그걸 수묵화처럼 그려낸 솜씨 대단하다.
흰 종이에서 삶의 지혜를 숲 냄새 은은하게 풍기고 있다. 감칠 맛 나는 시어에서 살아온 여정이 살아 움직인다. 그 무엇 하나 눈길을 뗄 수 없게 하는 것은 언어의 조탁도 여린 여심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면서 이제 푸른 내일을 기대 해 본다.
나는 배낭에 꼭 넣어야 할 삶의 지혜처럼 또 다른 경험을 위해 새로운 시간을 위해 뚜벅 뚜벅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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