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일본 유령고령자와 ‘신의 손’

책향1 2010. 8. 5. 10:14

일본 유령고령자와 ‘신의 손’

 

 

일본에서 100세 이상 고령자들의 ‘행방불명’ 사태가 전국적인 현상이다. 3일 오후까지만 해도 주소지에 살지 않고 행방이 묘연한 고령자의 수가 3명으로 파악됐으나 4일 들어 41명으로 부쩍 늘었다.

아사히신문은 “100세 이상 고령자들 중 상당수가 이미 숨졌거나 행방불명 상태지만 주소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등록돼 그 가족이 지자체로부터 3만 엔(약 41만원)가량의 ‘장수 축하금’을 받거나 연금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100세 이상 고령자 수는 1963년 153명이었으나 지난해는 4만399명을 기록했다. 장수 연금을 노린 일본 국내의 허점이 드러났다.

일본이 세계적인 장수국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어쩐지 그들의 국가선위를 위한 행동이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도덕성에 치명적이다.

필자는 이런 사실을 보고 카미가제 특공대가 마지막으로 했다는 “야마토 다마시이”가 아니라 “엄마”하고 죽었다는 엄염한 시실에 국가적인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알리고 있다.

“신의 손”은 우리나라 명 골키퍼의 이름이 아니라 일본인 고고학자에게 붙은 별명이다. 그가 발견한 일본의 선사시대 유물은 이름값을 지녔었다. 하지만 2003년 5월 일본 고고학회는 일본에서 ‘신의 손’으로 불리는 후지무라 신이치(藤村新一) 전 도호쿠(東北) 구석기문화연구소 부이사장이 발굴에 관여했던 총 162개 전·중기 구석기 유적 4천여 점 발굴 유물이 모두 날조됐다고 발표했다. 즉 일본 인류역사가 70만 년이라는 구석기시대 유물이 모두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열도의 인류역사 70만년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리고 일본 고고학계와 일본역사는 세계적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후지무라는 '석기가 나오는 꿈을 꾼 후, 그곳을 파보았더니 진짜로 석기가 나왔다'는 식으로 둘러대며 그가 발굴에 관여한 유적지 마다 구석기유적임을 증명하는 석기들을 연이어 발굴해 내는 '기적'을 연출하여 고고학계의 '신의 손'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그는 2000년 11월 유적지에다 석기를 미리 묻어놓고 허위로 발굴했다고 발표하는 장면이 NHK 카메라에 포착돼 그의 조작 행각은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후지무라는 1981년 미야기(宮城)현의 자자라기(座散亂木) 일대에서 4만년 전 구석기 유물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선사시대 유물을 계속 찾아내면서 일본에서 최초 인류가 70만 년 전 출현했다는 그의 학설이 역사교과서에 실렸다. 그리고 그가 발굴한 자자라기유적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가 발굴에 관여했던 유적은 홋카이도(北海道) 소신후도자카(總進不動坂) 유적에서부터 간토(關東)지방에 이르기까지 무려 180여 곳에 달했다.

후지무라는 마이니찌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20대 후반이었던 74년께부터 유적 날조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큰 문제는 후지무라가 20년이 넘게 이러한 행각을 벌리는 과정에 분명 소수의견으로 의문을 제기했지만 일본 정부는 물론 일본고고학계에서 조차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것은 영웅심에 불타는 개인의 사기극이 아니라 일본 고고학계 및 일본사회의 구조적인 병폐에서 비롯된 방조인 것이다. 일본서기부터 시작된 역사조작을 통하여 일본국민들이 우수하다는 것을 심어주기 위한 강박감에 사로 잡혀 문제점을 덮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하나 덧붙일 수 있는 것은 허위 고령자나 야마토 다마시이나 ‘신의 손’이나 모두 자긴 반성을 모르는 일본만의 선민의식에 가득 차 있으므로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자신들만의 선민의식은 주변국을 무시하는 침략 근성의 발로이다.

진정 국가의 도덕성은 철저한 자기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국민 우선의 장점만 부각하는 일본 사회의 옹졸함이 결국 히키고모리의 양산으로 잔인한 살인범이 되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민족 멸시와 침략 근성의 근원이다.

 

 

  2010.08.05 10:14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