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가방모찌

책향1 2010. 5. 11. 13:09

 

  가방모찌

 

드디어 6.2 남해군수 선거전에 “가방모찌”가 등장했다. 가방 모찌는 가방에 들어 있는 찹쌀 모찌가 아닐까? 돈까스가 돼지 방귀처럼 말이다. 토론회 보도에서 무슨 일인지 남해지역 신문과 또 다른 인터넷 신문에서는 이말을 쏙 뺐다. 발언대로 보도하여 군민의 평가를 받도록해야 할 신문에서 속셈이 역시 들어났다. 

정치를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도 하고 고차원의 방정식이라 했다. 선거전에 승리를 위해서 여론과의 소통 못지않게 특정인과의 소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더욱이 의정활동이나 단체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지역출신 국회의원들과 껄끄러운 일이 있었다면 공천신청에 앞서 이것부터 풀어야 길을 열 수 있다. 공인을 폄하하는 최상의 단어가 “가방모찌”라 하지만, 이것 이상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처세술도 없다. 당천이나 공천을 받겠다고 하면서 이를 무시하고는 어림없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물론 가방모찌라고 해서 꼭 나쁜 의미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란 말씀이다. 가방모찌라도 잘만 한다면 지방정치를 더 없이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연예계에서 가방모찌라 불리던 매니저가 언젠가는 동업자로 불릴 수 있다. 정치 현실을 수용하면서 동반 성장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기 때문이다. 뜨거운 심장이 펄떡이던 청년들이 일순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이 암담한 조국의 현실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자체도 한가하기 이를 데 없다.

10일 오후 2시 남해군 문화센터 소강당에서 남해군수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가 서경방송. 남해신문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생방송으로 진행된 정책 토론회의 사회는 남해신문 박춘식 사장이 맡았으며, 순서 정하기를 통해 박정달(한나라당), 문준홍(무소속), 정현태(무소속) 후보 순으로 각 2분 간 출마의 변을 밝힌 뒤, 첫 번째 '인구 증대를 중심으로 한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에 역시 각 2분의 시간이 주어졌으나, 후보자의 정견을 밝히기에는 너무 형식적인 시간으로, 후보자 간 처음 갖는 토론회임을 감안할 때 주최측의 시간 할애에 아쉬움이 많은 진행이었다.

진행 상황에서 질문과 답변 시간의 활용이 매끄럽지 못해 기대를 반감시켰다. 이는 생방송 진행을 위해 사전에 각 후보자 진영에 질문에 대한 조율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을 감안하면 지지자들의 기대와 수준을 무시한 졸속 준비 결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단연 화두는 “예산 확보” 문제였다. “한 줄”로 대변되는 예산 확보 방안이 꼭 특정 정당이라 우기는 후보에게 정치적인 중립성이 보장된 공무원에게 무리한 요구라는 반박도 있었다. 예산 확보 방안에서 한 후보는 예의 “가방모찌”를 주장했다. 위에 적은 바처럼 이 말이 꼭 나쁜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군수 후보 입에서 저급한 일본어 찌꺼기가 튀어 나오는 것을 보니 정책 토론이라기보다 설욕의 기회로 개인 부각에 열중한 나머지 친근미의 또 다른 표현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듣는 이들은 거북했다.

거룩한 군수 후보가 공개되고 방송될 예정의 토론회에서 나쁜 의미가 많은 "가방모찌"는 어쩜 개인의 지적 수준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시종 꼿꼿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내세운 후보가 있는 반면 속어를 사용하며 반전을 기대하는 후보도 있었다. 좀 더 자질 검정이 돼야 할 부분으로 도리어 자신의 지적 수준을 증명한 듯해서 안타깝다. “가방모찌”가 토사구팽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영원히 가방모찌나 하라면 어떻게 대처할지 앞으로가 궁금하다. 아마 모후보는 상대가 너무 시시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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