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문화휘보』를 읽고
김용엽(시인․ 남해향토역사관장)
지역에서 타인의 저서나 간행물 등의 비판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큰 이유가 개인감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때문이다. 비판하는 사람도 개인감정은 없애고 순수한 객관적이고도 학술적인 비판이 필수다. 문화 예술 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개인감정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사안을 바라보면 모든 사실이 노랗게 보인다. 제발이 저린 경우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화소식지라도 없는 것보다 좋고 '좋은 것이 좋은 것 아니냐'는 말로 좋은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하지만 이런 비판 가능성을 감수하고도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너무 많은 오류와 연구회지로는 지나친 편집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N문화휘보』(이하 휘보)는 창간호에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2010년부터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겠다”던 발행인은 드디어 제3호에서 비교적 직설적인 표현으로 누군가를 질타하고 있다.
필자는 과거 휘보 편집인이 발표한 글에서 직설적인 비판에 놀란 적이 있다. 즉 2008년 9월 12일(인터넷판)부터 시작된 『N시대』신문의「읍 문화거리 역사왜곡 조형물의 현실」 제하의 연재 기사에서 남해읍내 조형물 기록의 오류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일부 좋은 지적이고 언젠가는 시정돼야 할 내용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고의성이 없는 오류 내용에 대해 “역사 왜곡”이라 한다면 앞으로 집필자들이나 신문사 종사자들은 글을 적기가 두려울 것이다. 좋은 문투로 틀린 부분을 지적해도 충분히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휘보 발행인은 자신이 당시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던 인터넷신문『N뉴스』2008년 12월 20일자 기명기사인「이순신영상관 보완대책위 구성하여 전면 재검토 촉구」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는 도덕과 양심의 가책을 받을 것이므로 지금이라도 당장 이순신영상관을 폐관하고 영상물을 재정비하여 정확한 고증을 거친 후에 일반인에게 공개함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기사 내용이 정당한 비판 기사임에도 “폐관하고”란 기사는 아무래도 격한 표현으로 보인다. 나아가 폐관하고 다시 지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휘보 제3집 1면에서 역시 발행인은
<전략> “지역 유지라 자칭하고 다니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권력과 금력의 힘으로 왜곡된 역사가 모든 것인 양 뽐내며 전시하는 것” <후략>,
<전략> “짧은 지식의 한계를 자인하지 않고 겉으로 전문 지식인이라 자칭하는데 속과 겉이 다른 인간인데도 어께를 추켜세우는 폼이 가소롭기 그지없다”라며 누군가에게 거친 질책을 하고 있다.
같은 면의 「관음포 3대사건의 역사와 삼국과의 관계」란 글 내용에는 “북방민족의 남침으로 <중략> 오로지 불력으로 왜구를 퇴치하고자 고려대장경”에서 “오로지”와 “왜구”를 퇴치하고자 했다는 내용은 심각한 오류이다. 고려가 외침을 이겨내는 과정에 불력만 믿은 것은 물론 아니고 왜구를 막기 위한 것 또한 아니다. 고려대장경 역시 보편적인 명칭인 팔만대장경으로 부르는 것이 편하다.
“관음포 대첩은 최무선의 화포를 전선에 장착하여 해전에서 처음 사용한 우리나라 최초의 함포사격의 시초였고”는 명백한 오류이고 사실을 잘못 전달하고 있다. 해전에서 화포의 최초사용은 일반적으로 고려우왕 6년(1380년) 8월의 진포해전에서다.(두산백과사전 참고) 관음포 대첩은 우왕 9년(1383)으로 3년 전의 일이다.
지역에서 아름답고 품위 있는 글로 오류를 지적하면 작자도 독자에게도 영양가 있는 조언이 된다. 거친 표현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한 제호의 “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자신의 감정 풀이의 장이 된 느낌이 든다.
좋은 지적은 서로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다. 본의가 아니라도 지속적인 거친 표현의 오류지적은 감정이 개입된 사감이 묻어나고 역시 ‘비난을 위한 비난’으로 보일 수 있다. 자신의 글 중 심각한 오류나 부적절한 면을 되돌아보지 못하는 잘못도 있다. "정저지와"와 "교언영색"이 타인에게만 해당된다면 자신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철저하다는 의미다. 비판자 역시 도덕성에 문제가 적을수록 비판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信思言行實踐"인 휘보 모토와도 어긋 날뿐 아니라 2009년 9월 17일 창간 기념사에서 발행인은 ‘연구회가 발족된 지 어언 4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남해의 주요 향토사를 연구 수집하고 보존 계승하는데 전 회원이 노력하고 있다며 <중략> 더욱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겠다’란 건전한 목적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자신의 오류 부분은 도외시한 채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결과 또 다른 왜곡은 그만 두어야 한다. 6.2지방 선거를 앞두고 건전한 비판을 가장한 특정인의 타격을 염두에 두었다면 상궤를 벗어난 일임에 틀림이 없다.
2010.04.11 12:51 남해 2010년 4월 16일남해신문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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