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철쭉은
뱀이 겨울 잠 자듯
서로 부둥켜 안고
고난을 나눈 가지
봄비에 간지럼 태우는
햇빛에 그만 이기지 못하고
선홍빛 춘정을 토한다
움트기로 우주를 헤치는
혼자만의 뱀독 오른 외침이
온 산을 물들이지만
그래도 잡지 못한 봄바람을
못내 아쉬워한다.
2010.05.04 15:17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