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책향1 2009. 9. 15. 12:57

가을  詩

 

소도둑이 나무 대문 소리 없이 열듯

대문간 양철 바께쓰는 

요란하게 굴러다니는 발없는 이치 

처마 밑 햇빛은 속곳 이 잡는다

 

세상의 강한 실세 채홍사로

겨울바람 앞에서

삽작 나무사이를 빠져 나가는 오지랖


귀신 잡는 힘으로

온 산을 새빔으로 갈아입히고도

사람 마음 어지럽히는 재간에

녀석의 세포막이 형성되고

나무 밑둥에 기저귀 차게 한다


 때 늦은 매미 소리 자장가 삼아

스물 스물 무좀이 퇴장하고

보일러 기름 밥 달라

보채게 하는 형체 없는

유령, 남자 이두박근 근육질


절대 강자 요구에

달빛 닮은 은행잎 달랑 떨어지고

그저  작년 입던 널품없는 긴팔 셔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비명 지르게 하는

찬란한 조탁  덕분에

또 다시 날카로운 깃 세운다

 


 

  2009.09.15 12:57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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