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마늘

책향1 2009. 9. 12. 15:55

 

 

봄이면 남해는 짙푸른

마늘향이 집집마다 일렁인다

바다도 논도 동색으로

난지형 마늘은 제값을 한다

 

넉넉한 햇살 받아

땅 속에서 하얀 처녀 속살같은 쌍둥이들의 이두박근

해풍에 얻어맞고도 멍들지 않고

대지의 기를 다 모은 결정체가

은둔으로 기르는 내공

그래서 종을 잘리고도 아파하지 않는다

 

기계 속에서도 보온밥통 안에서

알리신도 덧칠하는 바다내음 진한 향

긴 겨울 쌓아둔 내공을 사람들이 빼앗아

홍익인간처럼 산다

 

밑이 커가며 배운 외유내강 

바닷가에서 당산나무처럼 버티고

척박함 모두 이겨내는 무게 중심

 

붙박이 마냥 떠나지 못하는 가슴

남해를 움켜 잡고

주먹 불끈 쥔  매운 향으로

귀한 존재 스스로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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