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남해는 짙푸른
마늘향이 집집마다 일렁인다
바다도 논도 동색으로
난지형 마늘은 제값을 한다
넉넉한 햇살 받아
땅 속에서 하얀 처녀 속살같은 쌍둥이들의 이두박근
해풍에 얻어맞고도 멍들지 않고
대지의 기를 다 모은 결정체가
은둔으로 기르는 내공
그래서 종을 잘리고도 아파하지 않는다
기계 속에서도 보온밥통 안에서
알리신도 덧칠하는 바다내음 진한 향
긴 겨울 쌓아둔 내공을 사람들이 빼앗아
홍익인간처럼 산다
밑이 커가며 배운 외유내강
바닷가에서 당산나무처럼 버티고
척박함 모두 이겨내는 무게 중심
붙박이 마냥 떠나지 못하는 가슴
남해를 움켜 잡고
주먹 불끈 쥔 매운 향으로
귀한 존재 스스로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