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책향1 2009. 8. 31. 14:08

 

코스모스  詩

 

                         김용엽(남해향토역사관 관장)

 

 

<사진출처 : 필자사진> 


서늘함이 공간을 채우고도 남아

아스파라거스같은 잎새 사이에서 꼭꼭 숨어있다.

자동차 배기 속에서도

스스로 유복자 잉태하여 인생을 곡하면서


정분난 벌들 유혹에 이슬 맞으며 그래도

댕기머리 풀며 시계바늘 침으로 정조를 내세우려

못 다한 사랑을 고운 무지개로 피운다


벌거벗은 푸른 섬섬옥수로 

색색의 물동이 인 여인의 겨드랑이

부끄러워 하며 한들거린

 

대명천지 노변에서 쌓은 농익은 유혹으로

명절 전에는 가끔 집중 단속도 받았다


메마른 들판에서 선명한 존재를 과시함은

도리어 사서에 남을 전설로 예취기 칼날에

여지없이 동강나지만 아쉬움이 없다


여태 유혹의 눈길 머금은 여인의

체면은 눈 닦고 다시 봐도 없다

 

정신 못 차린 연분홍 치마가 펄럭일 때 

소박맞은 노란 은행잎 저고리

질투하며 지나간다.



   2009.08.31 14:08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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