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효과라는 말

책향1 2009. 8. 31. 08:37

 

 

효과라는 말


 


블로그에서 역할(役割)이라는 말에 댓글을 달면서 일본제 한자어인 효과(效果)에 대해 언급했더니 또 다른 지적이 있다. 그 블로그의 주인공인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께 물어온 학생들의 역할이 맞냐 역활이 맞냐는 질의에 대한 응답에 자신도 헛갈린다는 글 내용이었다. 댓글에 필자가 역할은 일본제 단어임을 알리면서 그 대표적으로 효과라는 말을 예로 들었더니 글 내용에 반박하는 내용이 달렸다.

 

즉, 일본어 발음의 영향이 아니라 중국어 사성 성조의 영향이라고 글쓴이의 선생님이나 방송에서 들었다고 했다. "바른 애국" 이란 닉네임을 쓰시는 분의 답글은 『음~ 제가 알기론, 효과가 효꽈로 발음되면 안되는 이유가 중국어발음인 4성 성조 때문인 걸로 알고 있는 데 말이죠~ 제가 알고 있는 거랑은 좀 차이가 있군요!

암튼, 좀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글자인 것까진 모르겠지만, 발음 내용은 제가 말한 게 맞을 겁니다!
제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었고, 방송에서도 그렇게 들은 바 있으니까 말이죠! ^^』이다.


 

역할과 효과는 모두 일본제 단어임에 틀림이 없다. 한자를 모두 음독만 하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제 한자어는 부지기 수다. 다만 일본과 달리 음독 즉, 음으로만 읽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단어의 어원을 모르는 수가 많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 쉽다.


역할이란 말은 일본말 야쿠와리에서 한자만 빌려온 말이다. 의미는 우리가 사용하는 대로다. 유도에서 흔히 "고까"라고 하는 국제 유도 용어는 효과라는 말의 일본어 발음이다. 다행인 것은 유식한 체 하며 왜식 용어 사용이 지나친 방송인들이 "효과" 로 중계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71년 중2 국어 시간에 국어 선생님이 효과를 "효꽈"로 발음하면 틀린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그 당시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 후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후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바로 일본어의 역습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단어 자체도 일본제인데 발음까지 일본어식이면 더욱 곤란했기 때문이다.


위의 댓글에서는 반박을 하신 분도 "효꽈"로 발음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고 방송에서 중국 사성 발음을 그 영향으로 지적했다고 하나 이는 잘못은 아니나 결과에 맞춘 현상으로 보였지만 아래 사전에서 검색해본 결과 오류지적이다. 사실 중국 사성은 필자도 잘 모른다. 아마 사성까지 경음이라면 원래 한자어가  일본이나 한국에서 중국어 발음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오랜 시간 동안 약간 씩 변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탓에 효과의 발음이 중국어에서도 경음으로 추정이 가능하므로 방송에서나 댓글을 다신 그분의 선생님도 그렇게 말하신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에 논쟁을 종식시키고 궁금증을 풀기 위해 포털 다음의 일어, 중어 사전을 검색해보니 발음까지 들을 수 있었다.중국어 效果  [xiào guǒ]이고 뜻은 같다. 발음은 "샤오구어"로 과 자에 해당하는 "구어"가 경음으로 들리지 않고 발음이 낮다. 반면 일본어에서는 効果[こうか]로  과 자에 해당되는 말 か는 분명 경음이다. 따라서 우리말에서 꽈로 발음하는 현상은 일본어 영향이 틀림이 없고 그래서 국어 선생님이 틀렸다고 하셨다. 대단한 선생님이셨다고 생각한다.


다시한번 왜말의 국어 침투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 지나치기 쉬운 말까지 복잡하게 꺼집어 냈다.

 

2009.08.31 08:37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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