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1 2009. 8. 26. 12:27

 

-고 송유환씨 영전에-

 

 

나아가야 할 도정은

멀리 하늘로 닿아 있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땅 속으로

아픈 몸 둥글게 말아

납작하게 구부려

더 작아지기 위해 온 몸 낮추었다

네 눈물이 하늘을 향한다

말라버린 네 느린 삶이

몸살 앓다 어둠을 게워내고 있다

 

죽음처럼 몸이 아프다

햇살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아침

조용히 연꽃 위에 잠들고 싶은

질퍽질퍽한 몸

끝없는 삶의 사막으로 밀어 내고

네가 아닌 내 모습으로

이승의 마지막 하늘 그려낸다

내 심장이 풀리는 시간

폐부 깊숙이 들어온 칼날처럼 아프다.

 

 

2009.08.26 12:27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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