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고 송유환씨 영전에-
나아가야 할 도정은
멀리 하늘로 닿아 있다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땅 속으로
아픈 몸 둥글게 말아
납작하게 구부려
더 작아지기 위해 온 몸 낮추었다
네 눈물이 하늘을 향한다
말라버린 네 느린 삶이
몸살 앓다 어둠을 게워내고 있다
죽음처럼 몸이 아프다
햇살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아침
조용히 연꽃 위에 잠들고 싶은
질퍽질퍽한 몸
끝없는 삶의 사막으로 밀어 내고
네가 아닌 내 모습으로
이승의 마지막 하늘 그려낸다
내 심장이 풀리는 시간
폐부 깊숙이 들어온 칼날처럼 아프다.
2009.08.26 12:27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