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태화산 서로 내리면 온양
뜨거운 열저의 땅
꼭 무언가 추함을 외면하는 자태련만
아름다움 되어 침묵하는 뫼 태화산이여
한 줄기 세월이 지나가고 온양에 저문 해
태화사 법고 소리 스민 산자락이여
부끄러운 흰 속살 드러내듯 망성이는 산자락이여
구멍난 가슴으로 까닭 모르게 울고픈 나그네여
서로 내리면 온양
적막함을 관조하는 참나리 뜰
고탑의 그늘은 긴 노을인데
지존의 아름다움을 말 못하는 백치미 뫼
태화산이여
내 뜨거운 가슴은 어쩌란 말인가
태화산엔 약수만 흐르더라
졸졸 약수만 흐르더라
1997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