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책향1 2009. 8. 15. 11:32

 

 

떠나는 한 계절 앞에

초연히 서서

한 여름 이마에 흘린 땀 속으로

불어오는 가을 소리 훔쳐보며

이름만큼이나 처연한

가을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움이 영글어

터질 듯한 정염으로 불태우고

남은 잿빛으로 인고하지만

오는 섭리 막지 못해

다른 재생을 불러 올 회색빛

겨울 전도사는

발도 없이 도둑처럼

내 발밑에서 스물 스물

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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