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한 계절 앞에
초연히 서서
한 여름 이마에 흘린 땀 속으로
불어오는 가을 소리 훔쳐보며
이름만큼이나 처연한
가을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움이 영글어
터질 듯한 정염으로 불태우고
남은 잿빛으로 인고하지만
오는 섭리 막지 못해
다른 재생을 불러 올 회색빛
겨울 전도사는
발도 없이 도둑처럼
내 발밑에서 스물 스물
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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