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뎅이

책향1 2009. 8. 15. 11:20

 

 

 

아무리 힘이 장사라도 제 껍질은

이기지 못한다

이슬 같은 나무즙 한 방울에 목축이고

장맛비에는 몸 사린다.

아니 온 몸으로 나뭇가지 움켜잡는다.

 

투구가 너무 무거워 느릿한 걸음은

문지박 위 등잔 그림자로 세월을

내공으로 쌓아두며 가없는 세상을 관조한다.

 

외박 흔적을 지우지 못해 뿔로 정염을 불태우고

잘못을 모르는 채 무쏘의 뿔로 내민다.

구두약 묻은 옷에 곰팡이 기생해도

세상 달관한 채 무표정으로

무소식이 희소식임을 나신으로 말한다.

 

국회의원 누가 거금의 정치자금을 챙겼던

배속으로 불러오는 내장의 고통

급체가 와도 빛나는 옷은 날개

갑옷으로 화살 막는다.

 

그 속에 숨은 작은 자아가 부끄러워

뿔만 고추세우고 남자답게 세상 몰라하며

살아가는 김삿갓 그 지팡이 여럿이다

 

차라리 그 때 얻은 수

그 인고의 미학을 광고한다.

그래도 잉태하지 못한 행복 예감으로

언제나 풍성한 마음 그도 알겠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문사  (0) 2009.08.16
가을  (0) 2009.08.15
질경이  (0) 2009.08.09
벚꽃  (0) 2009.08.09
수리내1)   (0) 2009.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