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잡초 더미 속의 군계일학
덤불 속에서 한 맺힌 솟대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나온 배 감추려 엎드린
공간 사이를 뾰족하게 목 긴 얼굴 내밀고
나 여기 있소
나비 벌이 요란하게 내려앉을
여름 땡볕에 그 붉음 더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만의 섭리는
너른 들판에 묻힌다.
풍악소리에 맞춰 상고 돌리며 자축하고
인고의 세월에 기대
저 혼자 뿌리 내린다.
풀 뜯는 소들도 떠나버린
들판에서 혼자
보부상 단봇짐을 싼다.
2009.08.05 13:49 남해(『남해춘추』2009년 8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