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류국가
우리가 일등국민은 아니더라도 가까이 된 줄 알며 국가적인 자부심을 갖고 살고 있다. 어느날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어쩔 수 없나 라는 자괴감이 엄습하고 이 모양 밖에 안 되나 하는 열등감으로 창피스럽다. 과거 북한주민이나 군인들이 판문점에서 북으로 갈 때 팬티만 걸친 알몸으로 한국에서 준 물품을 남으로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일 때 한심한 생각에 부끄러웠다.
잦은 대형 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국회의 폭력 사태로 국가 위신이 추락할 때 “2류 국가”라는 인식이 들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린 아직 2류 국가 정도이고 2류 국민 정도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얼마 전 부산 영도구에서 노래방 화재 사전에 8명이 죽었다. 여기서 노래방 종업원들은 불이 났다는 고함만 지르고 나왔다고 한다. 비행기나 선박 사고에서 승무원이 먼저 도망가면 대피는 어찌할지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있다. 서구에서는 해난 사고에서 어린이와 여성 우선 남자가 후순위이고 맨 마지막이 승무원이다. 최근 맨하탄 앞 허드슨 강 불시착 사고에서 당연히 승무원은 맨 마지막에 구조되었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남아공 해상에서 일어난 여객선 사고에서 승무원들은 먼저 도망가고 승객 중 일부가 피난을 지휘하기도 했다.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가니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가 눈에 띄었다. 어떤 정치인은 정파적인 이익으로 힐러리와 박전대표는 다르다고 일갈 하는 것을 보고도 우리는 결국 후진국임이 자명 해졌다.
이런 사례로 2류 국가 운운 하는 것이 섭섭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만 국민들 저류에 있는 의식이 문제다. 국회 폭력 장면과 최근의 철거민 사례에서 보면 우매한 국가 수준임을 보여주는 압권이다. 철거민 사태에서 여러 원인을 규명 중이지만 사실 이런 사례에 국민들이 속 시원해 할 만큼 밝혀진 적이 없다. 이 말은 경찰과 관계된 일은 항상 그렇고 그런 일로 치부되어 왔고 항상 원성을 사왔다. 과거 신창원 탈주 사건 때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내의 신창원에 대한 동정 여론 즉 홍길동식 의적론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일개 탈주범을 의적시 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그들의 눈에는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봉건적 통치에는 언제나 권력에 대항하고 조롱하는 여론이 있었다. 탈춤에서의 풍자나 역사적으로 일지매, 홍길동, 홍경래, 구한말 의병, 여러 민란 등이 그런 역할을 했고 민초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로 인해 임란시에는 왜적을 물리치는데 관군보다 더 전국적으로 의병들의 역할과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
여기서 2류 국가 조성에 큰 원인을 항상 국가가 조성했다는 점이다. 사회가 화합과 토론 없이 직설적으로 흘러가고 법보다 또는 아름다운 도덕보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게 된 결과는 국가 운영자들의 잘못된 통치 방법에 기인하고 있다. 국가를 운영하는 자들이 솔선수범하여 국가나 사회의 상식적인 통념에 알맞고 아름다운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하나 모두 정파적인거나 개인적인 이익 추구에 몰두하는 현상이 건설적인 사회 통념보다 우위에 있으므로 보고 배우는 비권력적인 사람들에게는 몰아내야 하는 집단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 하에서 아무리 정의사회 구현을 외쳐도 구현되지 못한다. 국민들이 세금으로 세비를 주는 국회의원들이 백주 대낮에 행패를 부리고 몰려다니는 현상을 보고 우리는 이정도 밖에 안 되나 하는 국민적인 부끄러움이 자연스레 생긴다. 당연히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또는 위상은 말씀이 아니다. 과거 현대 자동차가 일본 5위의 자동차인 다이하쓰보다 기술력이 못하다고 할 때가 있었다. 그런 회사에서 노조는 힘이 무척 셌다. 국가 이미지가 전쟁과 가난 , 학생 데모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주제에 국가 공권력의 강압적인 철거민 해산은 생명을 중시여기지 않는 미개명국가이고 그 주체가 경찰이라면 도를 넘었다.
우리 스스로가 국가적인 자부심을 느낄 때 애국심은 저절로 생기고 국산제품애용이나 신토불이가 몸에 익는다. 국가 자체가 2류 국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판국에 위정자들이 국민들에게 무슨 호소를 또 할 수 있을지 난망하다. 경제적으로 우울한 소식이 너무 많은 무렵에 희망적이기 보다 국민들이 개탄의 목소리를 더 낼 때 앞으로 국가의 장래는 뻔하다. 아직도 먼 국가적인 위상의 제고는 우리 제품의 수출에 강한 역풍이 부는 것이다.
2002년부터는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 이미지위원회가 있었고 1월23일 국가경쟁력 위원회가 생겼다. 남북 분단국가로 다리가 무너지고, 경찰 진압 과정에 사람이 죽고 가스가 폭발하고 , 데모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어떻게 국가 경쟁력 제고를 할지 궁금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과거의 코리안 애플보다도 우리 기업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장벽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가치는 세계 13위 경제규모에 비해 크게 취약한 실정이다.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43%, 일본이 224%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30% 미만으로 저평가되고 있다.
지난 2007~2008년 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KOTRA) 조사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제품이라도 한국산은 미국산에 비해 66~67% 수준으로 가치가 평가절하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현상이 한국산 상품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없는 것보다 낫다고 하겠지만 이미지 위원회나 경쟁력 위원회 보다 더 효율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는 국내에 터무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그런 일이 알려지지 않는 것이 첩경이다. 이런 쉬운 일을 나두고 위원회만 만들어서 뭐하자는 말인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식적인 선에서 타협과 대화로 문제 해결을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먼저 대화로 해결 할 방법을 끝까지 찾는 것이 선결 과제다. 어떤 나라처럼 1류 국가로 하이테크 국가 국민으로 해외여행에서도 대접을 받을 수 있게 국가가 제발 좀 잘해다오.
2009.01.24 12:47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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