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희태의원의 경우

책향1 2008. 3. 17. 14:54

 

 

박희태의원은 참 자존심 센 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도 자신의 판단기준과 맞지 않으면 완강하게 거부하는 모습을 지역에서 보였다. 온화한 이미지와 직설적이지 않은 화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고 적이 없는 정치인으로 불려왔다.

 

직설적이지 않은 화법에 폭탄주가 곁들여진 민정당 시절 그가 최장수 대변인은 당연한 결과이다. 삭막한 정치판에서 번뜩이는 위트와 해학으로 웃음을 준 적이 있다. ‘촌철살인의 미학’으로도 불리던 그가 잠시 당의 임시의장을 맡았을 때는 그 역할을 의심하는 듯한 기자들의 질문에 “하루를 피어도 호박꽃도 꽃이다.”고 하여 각박하게 돌아가는 정치판에 신선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 일화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의 기가 막힌 순발력이 뭇사람들의 머리를 탁 치게 했으니 그럴 만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참 흐뭇하다. 

 

작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많은 활동을 했다. 5선의원으로 원로 그룹인 그가 3월 16일 한나라당의 공천심위 최종 결과에서 하동 악양 출신의 60세인 여상규 변호사에게 밀렸다. 지역에서는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자연스레 거론 될 정도였고 당내에 그와 대적할 만한 유력 예비주자로 하영제 전 남해군수가 있었지만 그의 신림청장 취임으로 "무혈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깃발만 꽂아도 된다는 한나라당의 아성 영남지역에서 그는 예상밖의 낙마로  그의 행보가  앞으로 여권의 정치 풍향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 대선 보은 차원의 전국구 2번설과 주일대사 설이 거론되지만

 정치 신인 무명인사에 밀린 그의 자존심과 거의 중량감을 보면 모두 거절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지역구민에게 직접 선택을 받아 보고 싶은 유혹을 이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남해지역에서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한나라당의 공천 내정자인 여상규 변호사 등과 결투를 벌려야 한다.

 

이를 경우 '하동 출신 국회의원 만들기' 열망과 '"힘있는 일꾼론"이란 논리가 성립하는 하동군민들이 전자를  선택할 여지가 높고 여상규에 대한 하동군민들의 몰표가 나올 경우 이분된 남해 지역표로 승산이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여상규의 경우는 남해지역에서 지명도가 너무 낮고 정치 신인이라는 한계를 벗기가 힘들어 보인다. 여권 성향의 두 후보의 경쟁으로 인해 김두관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게될 가능성이 높고 박의원이 당선되면 한나라당의 도덕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천의 최종 목적인 '많은 당선자' 와 '개혁적인 물갈이'를 노린다면 이번 공천은 지역 실정을 모르는 큰 오류를 범하고 무리수를 뒀다. DJ정권, 노무현 정권 등 10여년 동안 "코드 인사"와 '탄돌이'를 비롯한 신인들이 정치권에 많이 등용이 되었지만 국회내 국정을  리더할만한 원로그룹이 별로 없는 상황 에서는 박의원이 "5선 70대" 한나라당 기준으로 재단하듯 잘렸다면 앞으로가 더욱 문제이다.  그의 말대로 "남해 하동을 어우러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부재인 상황"과 "아무 잘못도 없다"는  그의 속네 표출은  무소속출마 유혹이 심적인 기폭제로 역할을 할 지 모른다. 반대로  속이 편한 선택도 있를 수 있다. 정치권이나 선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가 마음편한 백의종군식 행보도 있을 수 있다.

 

 특히 남해 지역의 경우 배타적인 지역적인 특색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탁상 공론식 공천은 결국 한나라당과 박의원에게 마이너스이다. 이런 점을 간파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 자파 심기에만 몰두하는 한나라당 내부는 앞으로의 당권 경쟁에서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과 그 주변인물을 미리 내쳤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공천 탈락후 그의 첫 반응은 "누군가 나를 떨어뜨리고 올라가려는 음모가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결과 6월 초로 예상되는 남해군수 보궐 선거 출마 희망자들에게 공황상태가 되고 일정에 많은 차질을 빗게 되었다.

 

 특히 박근혜 전대표와 박의원의 경우 위상을 무시하고 그의 정치력을 이해 못한 결과 자파 심기에 열중한 나머지 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모르는 한심한 작태를 선보였다고 할 만하다. 그 파편을 맞은 격인 박의원의 경우 무소속 출마가 그의 정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이고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한줌 공천위 위원들의 판단 보다 직접 지역구민들의 판단이 우선이란 점을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살벌한 정치판에 양념격인 그의 위트와 해학을  앞으로도 볼 수 있을지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 1938년 8월 9일 경남 남해군 이동면생으로 남해중과 경남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버클리법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법무부 국장, 검사장, 고등검사장, 13.14.15.16, 17대 의원, 당 대변인, 법무부장관, 국회 운영위, 법사위원장, 신한국당.한나라당 원내총무와 한나라당 부총재.이명박 선거대책본부장,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2008.3.17.16시 작성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