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계파 공천 파편 맞은 박희태

책향1 2008. 3. 14. 04:55

  한나라당공천심사위원회가 13일 영남 지역 공천 결과를 발표하자, 당 안팎에선 자연스럽게 '대학살'이란 말이 나왔다. 두 차례나 미뤄진 끝에 이날 발표된 영남 공천 결과는 현역의원 25명을 탈락시키는 한나라당 창당 이래 최대의 물갈이였다.

 

물갈이 비율은 43.5%로, 탄핵 열풍이 불어 위기상황의 지난 17대 총선의 영남 현역 교체율 42.8%를 넘어섰다. 현역의원 2명 중 한 명을 탈락시키겠다는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날 공천에서 박근혜계의 좌장 격인 3선 김무성 의원과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5선 박희태 의원을 모두 탈락시킴으로써, 친박(親朴)계와 친이(親李)계 모두에서 제기될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썼다.

 

"최다선(5선)에, 이번 공천신청자 중 최고령(73)인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부의장은 몰염치 공천을 받고, 단지 고령이나 다선(多選)이라는 이유로 탈락한다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친형공천"의 이상득 의원의 공천과 유력 경쟁자였던 하영제 전 남해 군수의 산림청장 행으로 공천이 확실시 되던 박희태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의외이다.

 

 '하일병의 박병장 구하기'로 알려진 일련의 사태에서 공천 안정권인 것으로 보였지만 도리어 역효과가 나타났고  박근혜계 수족자르기에 대한 희생양이란 말로 수난의 시기가 도래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오, 이방호의 잠재적 경쟁자인 박의원을 거세하고 자파를 공천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또한 궁극적으로 공천의 목적인 당선이 지상의 과제인 만큼 물갈이 인사가 당선을 위한 물갈이공천이 필요하나 비켜선 경우이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의 면면을 보면 원로그룹이 와해되어 신인들이 득세를 하고 몇몇 실세들이 당운영을 좌지우지할 개연성이 남아있다. 박의원의 경우 지역의 높은 지명도와 어떤 경우에도 당선이 유력시 되는 상황인 점을 보면 무소속 출마 유혹을 넘기 힘들 전망이다. 

 

 

6인회의 멤버로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 승리 공신(功臣)으로, 18대 국회의장 후보로 예상되던 박희태 의원이 탈락은 이날 오전 열린 공심위에서는 일부 공심위원들이 박 의원의 공천에 이의(異議)를 제기하면서, 한때 오전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고 한다.

 

안강민 공천 위원장이 친박 의원들과의 형평성 논란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공천에서 박희태 의원은 파편을 맞았다. 또한 박근혜계의 수족이 잘리는 동시에 박의원 계보라 할만한 부산 경남 지역 출신 ▲최구식(진주갑)▲최거훈(사하을) ▲박승환(금정)  ▲박형준(수영) ▲장제원(사상)의원 등의 동반 탈락은 그의 정치 생명을 자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박근헤의원의 유세덕을 가장 많이 본 의원들을 손을 본 경우이다.

 

교묘한 형평성 균형 숫자 놀음으로 박근혜 수족 자르기에 박희태의원이 희생양이 되었다. 차라리 친형을 공천 탈락시키고 다른 사람을 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겸손한 이미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만 거의 같은 조건인 타인 박희태의 공천 탈락은 두고두고 화제의 대상이다. 

 

옥석 구분이 힘들 정도의 무차별 총기 난사에 의한  파편에 "대학살"된 박의원의 행보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2008.3.14 10시 첫 작성.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