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완연한 창가에서 어느새 완연한 봄기운이 창가에 다가왔다. 토담 아래 참나리가 거친 흙을 뚫고 움을 틔우고 자목련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은 더운 여름이 멀지 않음을 미리 말해주며 꽃나무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부지런히 간지럼을 태운다. 하늘을 거치고 녹음을 지나온 봄바람이 모든 희망을 가져다 줄 것 같다. 화사한 옷차림이나 진한 화장이 또 하나의 봄날을 느끼게 만든다. 화사하고 희망적인 정경인 개화와 생성으로 봄을 느낀다면 단연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사계절의 조화로움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제한이 없고 자연의 신비는 우리들의 고단함을 지우고 삶을 축제로 만든다. 주위에서 카메라로 감동을 간직하려는 모습이 아름답다. 순간의 작은 감동도 삶을 아름답게 하는 힘이 있다. 유난히 올봄은 간질거리는 감기 같은 꽃샘추위가 늦게 까지 기승을 부렸다. 그래도 거대한 힘인 자연의 섭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주위를 온갖 꽃밭으로 만들어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꽃들이 하루 햇살에 피었다가 꽃샘추위로 꽃잎이 얼어버리는 풍파에도 어김없이 해맑게 방긋 웃는 꽃으로 성숙하여 나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매일 오르는 망운산 기슭에 외로이 서있는 늙은 매화나무 앙상한 가지에도 팥알 만 한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보니 양지 쪽 나무 중간 가지에는 일지매가 산속의 요정인양 해맑게 방긋 거리고 있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매화의 품격을 높게 보았다. 눈 덮인 산하에서 홀로 꽃을 피우는 고결한 모습으로 어려운 가운데 깨달음을 실천하는 선각자나 선비로 비유되었다. 이 매화나무가 세한삼우(歲寒三友)로 문사들의 찬사를 받아오며 그윽한 암향으로 매, 난, 국, 죽 사군자의 맨 앞자리를 지켜왔다. 세상살이에 희망을 알려주는 봄날보다 훨씬 추운 겨울 같은 날들이 많다. 즐거운 날보다 괴로운 날들이 많은 것이 인생살이지만 행복의 끈을 놓지 말고 부닥치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찬바람 속의 매향이 마음은 평화롭게 하고 얼굴에는 미소를 머금는 긍정적인 가르침을 조용히 주는듯하다. 자연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벗어 날 수는 없을 것이다. 삼라만상이 침묵하며 주는 교훈 속에 행복을 찾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길을 나서는 영원한 나그네 길에서 머물고 있다. 앞으로의 날들의 행복을 위하여 꽃철에 꽃밭(花田)에 에워싸여 맑고 고운 향기로운 삶을 꿈꾸어 보자. 최근 봄소식과 더불어 여러 언론매체에서는 위축되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난다고 한다. 어두웠던 경제 전망이 희망적으로 보도되는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희망적인 흐름이 대도시만의 일이 결코 아니고 속히 우리 지역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약동하는 봄기운과 함께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희망을 벗하고 싶다. 겨울이 꽃을 피우기 위해 나무를 단련시키는 인고의 계절이라면 봄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자연의 조화일 것이다. 어려운 지역적인 여건 속에서도 큰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우리 지역이 새로운 발전 모델로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 꿈이 자연의 섭리이고 지역 발전이란 사명감으로 잘 무장되었으므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더 높은 내외 군민들의 염원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인프라에 지자체의 열의가 승화되어 만들어가는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이 봄날을 다 함께 달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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