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 아침을 여는 책향시 738 늦더위 사근사근하게 태풍솔릭이 물러간지 하루 여태 에어컨이 쉰소리 내며 밤새 일을 했건만 대륙성 고기압이 밤새 강을 건너와 텃밭에 쌓였다가 불장난으로 기염을 토하는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보풀같은 저녁 바람에 나무가 가벼운 몸짓으로 겨울을 .. 시 2018.08.29
구들 구들 굴참나무, 낙우송이 낙엽으로 하늘에 가을을 적은 시기가 지나면 ㄱ, ㄴ, ㄹ 받침만으로도 머리에 구들장을 이고 삐뚤삐뚤 가다간 힘도 부쳐 아랫목에 주저앉아 온 방안에 훈기를 두고 간 새벽이면 간 곳 없는 고래의 등 굽은 편지. 2018.8.30. 17;48 북변리에서 시 2018.08.26
대니산 대니산戴尼山 지금이야 고속도로 자동차 소리 자장가처럼 들리는 대니산에는 육이오 전쟁 때는 낙동강 전선의 최전방이었지 지금도 북쪽으로 한훤당 김굉필 도동서원을 품에 안고 남쪽엔 곽씨들 12 정려각 우뚝 섰으니 유장한 낙동강도 돌아 간다 오래된 고목은 공단 진입로 확장으로 .. 시 2018.08.24
가을 징조 가을 징조 산사 오르는 길옆에 수국 꽃잎이 지저분한 삽살개 털같고 산불 번지듯 낙엽들은 만취해 가는데 사람을 부른다 오랜만에 집나간 며느리 돌아온 듯 곳곳에서 전어 축제로 호들갑 차 트렁크에 삐져나온 예취기 곧 추동복으로 꽃단장한 사람들이 골목길을 메울 추석이 다가오겠지.. 시 2018.08.23
말복末伏 관심글로 저장하기 아침을 여는 책향시 733 말복末伏 뜰 회분에 심어둔 고추 서넛 물을 제때 안줘 메말라 잎사귀가 거의 다 떨어지니 확연히 들어난 빨간고추 서랍 속 오래된 여인의 이별 편지를 읽고 말았다. *2018.8.17 8;27 남변리에서 시 2018.08.22
수레내3 수레내3* 마산벌을 두 쪽 내고 달려 간 하류에는 수양버들이 외롭게 밑동을 들어내고 살아 간다 찢어진 검은 비닐봉투나 뚜껑 열린 세제통이 걸려, 서로 떠내려온 기억을 같이 지우려한다 낙동강 메기하품이라도 할 때면 그해 굶을 각오로 버텨야 한다 떠내려온 수박이라도 한통 건지거나.. 시 2018.08.20
망운사 망운사望雲寺 바람소리에 망운산 허리춤 붙들고 선 절 하나 늘 구름만 보다가 언제 성불은 할련지 스님은 뵙기 힘들지만 돌일주문은 우뚝 발아래 구름은 하릴 없이 왔다가고 밤마다 별빛을 조리질하며 쓸모없는 잡생각을 걷어내는 절 범종소리 은은함에 돌호박 연꽃은 절로 크는데 골기.. 시 2018.08.16
9월 9월 봄철의 꼬드김과 한여름 무성한 소문 그렇게 녹음을 찍어 바르더니 볼 한번 부비지 못한 채 멀어져간 짙푸른 눈두덩이의 청상 그 마담 아직 있을까. 2018.8.14. 12;03 북변리에서 시 2018.08.14
코스모스 코스모스 소슬바람 불어오니 울혈 터진 듯 실핏줄 같은 옆구리가 시리고 살아온 세월 길가 노숙자 아슴한 사연에도 하늘하늘 실한 허기 채우려고 소나무뿌리 같은 손으로 척추 바로 세운다. 2018.8.13. 15;29 북변리에서 *사진출처;필자사진. 이름모름. 시 2018.08.13
바람2 바람2 한 줌 바람이 낙엽으로 떨어진다 풀벌레 목쉰 소리 풀잎에 옮겨 앉아 긴-밤 사루고 나면 찬 이슬로 흐른다 밤새 귀에 젖던 마른 바람소리 지워질 듯 지워지지 않는 한 올 인연은 하늘 속에 뿌리내려 그 사연 달빛에 젖어 찬 이슬로 영근다. 시 201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