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모처럼 종교영화 감상

책향1 2021. 12. 24. 07:07

모처럼 종교영화 감상 
 
 고교 시절, 특히 대작 미국 영화를 많이 보았다. 그중에 십계(The Ten Commandments)와 쿼바디스(Quo vadis), 삼손과 데릴라(Samson And Delilah) 등은 시골 학생이던 나에게 무척 감동이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국 우선주의에 기독교 우선이라는 평가를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종교를 떠나 예술성이 짙은 웅장함으로 다가왔다. 지금도 미국의 문화 컨텐츠에는 의외로 종교적인 의미가 많이 내재하지만 마치 중학생 때 읽던 『수호지』와 같은 감동이었다. 
 최근 “오직 20년 동안 사랑을 한 온실 속 수선화 같은 분”이 성탄절을 앞둔 23일 『크리스마스 칸타타』, 『FOR UNTO US』의 보물섬 시네마의 상영에 맞춰 영화 관람 초대를 했다. 예술 활동에 늘  목 마른 필자가 선뜻 응하는 것은 당연. 당연히 종교를 떠나 예술성과 아름다운 선률을 맛보기(?)위해서 였다. 우선 웅장한 스케일과 음악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 전세계 150만명이 선택한 뮤지컬,,,,"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우리를 위해 왕궁이 아닌 제일 낮고 천한 마굿간에 태어나신 예수, 왕궁에서 태어났다면 잘 난 높은 사람들만 만날 수 있겠지만 베들레헴의 가장 천한 곳에서 태어 나서 누구든 그 예수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게 하는 친근감인 “평등”과 “합리성”의 깊은 의미가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휴일로만 보내는 이 시대에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메세지였다.외국어 대사였지만 귀에 익은 음악들은 반가웠다. 눈과 귀를 사로잡는 강렬한 이미지와 음악에 곱씹어 생각할수록 인상적인 것은 차분한 어조의 설교자의 설교 내용이었다.시기적절하게 예수 탄생을 영상으로 옮긴 오페라 스타일이었고 캐롤은 귀에 익은 음률이었다. 과거에 본 기독교 주제의 영화들 보다 훨씬 정교한 그래픽 처리와 음향이 오랜만에 본 영화의 진가를 높였다. 다만 개인적으로 독실한 불도인 필자에게 용어 등에서 약간의 이질감은 숨길 수 없었다. 아마 선교용 단편영화로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동양인의 얼굴이었던 발상도 압권. 서양 우선이라는 이미지를 제외하는 기독교의 친밀함과 접근성 등을 염두에 둔 제작자들의 배려로 보인다. 현장 관계자들의 세심한 안내가 내방객들에게 참 좋은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미리 예고한 대로 SNS로 예방 접종 확인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점은 최근의 코로나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황과는 다르게 영화 상영은 수선화 같은 청아함이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