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하(寺下) 풍경
산기슭 가을 물로 설레이고
플라스틱 굴뚝에 목긴 연기
한 땀의 어스럼에 왈칵 서러워진 초저녁
아득하다 그대 없이 오는 가을
낭뜨러지서 줍는 한줌 햇빛만한
어디서 들려오는 해소 찬 기침소리
외로움에 지쳐 끝내 지고마는 낙엽
고요함이 엉겨붙어 너무 멀어 울다
석양을 등지고 달빛 베고 누운 지장(地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