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가방

책향1 2019. 7. 18. 09:04

늙은 가방


과거가 멈춘 손때 절은 손잡이

잡다한 물건 속 새근새근 잠잔다

속은 게워낸 채 세월만 안고

 

쉽게 버리지 못하여 색은 바랬다

틀니 같은 지퍼 조악한 입을 다물고

기다란 어께 끈 무게중심 잡았다


첫 출근 기쁨을 함께한 봄바람 어디가고

퇴근길 그림자는 더 길어졌다

먼지 쌓인 가방 토막 노을에도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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