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척 없다

책향1 2019. 5. 1. 21:00

얼척 없다

-맷돌-

 

연습도 없이

물빛이 맑으면 맞대어져 있는

하늘이 맑은 탓이라고

저만 쳐다보고 살아서일 거라고

단순한 생각으로 품에 안았지요

포개져 있는 돌의 아우성은 들은 적이 없어요

온몸이 닳고 닳아 쇠약해 가도

한 치도 어김없이 중쇠로

그대를 꼭 안고 있었지요

서로 배 맞대고

영원할 줄 알았고요

오래전 어처구니가 사라지고

이끼가 스멀스멀 기어오르기도 했지만

지나는 바람이 가끔 쉬었다 가곤 했지요

짝을 잃고는 벽을 장식하거나

디딤돌로 전락한 신세

참 얼척이 없습니다.

 

2019.5.1. 20;57 북변리에서

*사진출처; 필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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