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조그마한 틈도 용인 않던 돌계단에
아무도 모르게 삐거덕 했을
틈이 생겼다
어디서 유배 온지도 모르는 쑥 한포기
한로도 태풍 솔릭도 콩레이가
지나가도 굳건하다
푸른 피 피워 올린 봄날같이
아직은 자기 영역 확장에 열심이
아 곱살스런 꽃길도 마다하고
바람에 부대끼며 깊어진 가을 소리에
차가워진 돌계단 원망도 없이
다 못 비춰오는 햇살 한줌 잡으며
잎바퀴 맴을 돌며 쓸쓸함이 몰려오니
말없이 그리움으로 질긴 인연 엮어
보이지 않은 뿌리로 속을 삼킨다.
2018.010.16;25 북변리에서
*사진출처; 필자사진. 돌계단에 난 쑥 한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