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책향1 2018. 10. 10. 16:31


 

 인연

 

조그마한 틈도 용인 않던 돌계단에

아무도 모르게 삐거덕 했을

틈이 생겼다

어디서 유배 온지도 모르는 쑥 한포기

한로도 태풍 솔릭도 콩레이가

지나가도 굳건하다

푸른 피 피워 올린 봄날같이

아직은 자기 영역 확장에 열심이

 

아 곱살스런 꽃길도 마다하고

바람에 부대끼며 깊어진 가을 소리에

차가워진 돌계단 원망도 없이

다 못 비춰오는 햇살 한줌 잡으며

잎바퀴 맴을 돌며 쓸쓸함이 몰려오니

 

말없이 그리움으로 질긴 인연 엮어

보이지 않은 뿌리로 속을 삼킨다.

 

2018.010.16;25 북변리에서

*사진출처; 필자사진. 돌계단에 난 쑥 한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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