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책향1 2018. 10. 10. 11:05


착각


그 때 산 밑 못골에 가면

재실도 많은 그 동네에는 뻐꾸기 소리

유난히 우렁찼다

객사한 영구 할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게 아니라

오목눈이를 위협하는 소리다

제 새끼도 못 키우는 주제에

목소리는 커서

그걸 봄날의 전령이라고

누가 그랬지

적자생존을 알지 못하는 사이

모성애에 눈이 가리고

온 동네가 우렁찬 목소리에 휘감기고

봄이 깨어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취해

채우는 그 욕심

둥지 밖으로 떨어진

오목눈이 새끼를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 하나 없다

본말이 전도가 되도

진실을 제대로 말하는 이 없다.


2018.10.10 11;03 남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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