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그 때 산 밑 못골에 가면
재실도 많은 그 동네에는 뻐꾸기 소리
유난히 우렁찼다
객사한 영구 할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게 아니라
오목눈이를 위협하는 소리다
제 새끼도 못 키우는 주제에
목소리는 커서
그걸 봄날의 전령이라고
누가 그랬지
적자생존을 알지 못하는 사이
모성애에 눈이 가리고
온 동네가 우렁찬 목소리에 휘감기고
봄이 깨어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취해
채우는 그 욕심
둥지 밖으로 떨어진
오목눈이 새끼를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 하나 없다
본말이 전도가 되도
진실을 제대로 말하는 이 없다.
2018.10.10 11;03 남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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