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책향시 743
은행나무 공양
자주 가는 절 입구에 가면
비탈에 꼿꼿이 선 은행나무
하늘과 대비되는 무언의 공양
하늘 캔버스에 은은한 물감으로 그린 그림
노란색으로 환한 신비로운 공양에
계절의 변화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하고
거닐던 거리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그리움을 애타게 떠올리기도 하지만
어쨌건 누구는
여태 이루지 못한 소원을 빌기도 한다
보름날 달에게 빌라는 어머니 말씀대로
나무에게도 나의 소원을 나긋이 말했다
소원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2018.9.5 남변리에서
*사진출처 필자 사진.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