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낙화
양 사방에서 꽃잎 터지던 아우성이 어꺼제 인데
그 환한 새벽은 다시 올 거라고 어둠 속에서 오랫동안 서성거렸다
산등성이 어귀로 젖은 가을비가 뛰어든다
비바람이 낡은 운동화 신고 어슬렁거린다
수은 온도계의 수위를 잘도 읽던 나뭇잎들이 이소를 서두른다
화려한 모습 이젠 만질 수도 없고 배꼽같은 실한 흔적만 남기고 존재도 않느다
언젠가 비포장도로의 경운기마냥 흔들려도 꼭 잡던 완곡한 손아귀
가뭄이 들이닥친 그 때도 정신 줄 놓지 않고 부여잡더니
지친 기다림에 눈망울이 비에 젖었다
도다리 비늘같은 서늘함이 묻어오니
눈치 빠른 검은 만장같은 낙엽
길 위에 떨어진 빛바랜 부고장 한 장.
2016.7.1. 21;40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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