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봄

책향1 2016. 2. 28. 15:07

어설픈 봄

 

어머니가 저녁하며 깔고 앉았던 몽당 빗자루

아궁이에 밀어 넣고

지난해 가을

채반 밑에 두었던 두건으로

몸을 탈탈 털고

풀 먹인 이불 홑청 속

들어가게 하는 꽃샘추위

 

햇살이 포롱거리는 돌담 밑에서

간추린 짚으로 이엉 엮는 봄볕에

이 잡는 할머니 손등타고 무두질하는

여태 덜 익은 봄.

 

 

2016.2.28. 15;05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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