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서천에 김시인을 만나러 간 날
나팔바지에 기타나 울리던
그를 만나 라면땅에 깡소주 너댓병에
과실주 한 솥을 다 퍼마신 날 밤
새벽 두어 시 목이 말라
마당의 뽐뿌 물로 겨우 목 적시고
들어와 누운 방
해가 뒷산에 얼굴 내민지 한 참
뒤란에서 여물 싸리는 소리에 눈을
겨우 뜨니 웬 여인이 옆에서
팔베개를 해주고 누워있다
아뿔싸 실수했구나
김시인 동생방에서
후다닥 옆방으로 도망가니
담장 위 해바라기도 웃고
외양간 소는 눈을 흘겼다.
2015.12.21. 20;36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