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여름 내내 가슴 통증을 유발하더니
소름 돋게 하는 경고음 내며 주사기 같은 빨대로 달려들던 미물
수직 벽에 앉거나 천장에 매달려서 고공농성도 마다 않던 놈
가을 볕살도 저 만치 홀로 저물어가니
이미 양버즘나무 위로 바삭 마른 겨울이 온 것을 알고
수많은 그들만의 구호들로 얼룩지던 그 광장을 떠나
보일러 켠 방에 모여들어 겨우 세월만 아쉬워하다
뒹구는 밟힌 빈 물병처럼 납작한 얼룩만 벽에 남겼다.
모기
여름 내내 가슴 통증을 유발하더니
소름 돋게 하는 경고음 내며 주사기 같은 빨대로 달려들던 미물
수직 벽에 앉거나 천장에 매달려서 고공농성도 마다 않던 놈
가을 볕살도 저 만치 홀로 저물어가니
이미 양버즘나무 위로 바삭 마른 겨울이 온 것을 알고
수많은 그들만의 구호들로 얼룩지던 그 광장을 떠나
보일러 켠 방에 모여들어 겨우 세월만 아쉬워하다
뒹구는 밟힌 빈 물병처럼 납작한 얼룩만 벽에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