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리꽃

책향1 2015. 6. 21. 08:55

 

 

비스듬히 기운 키 낮은 콘크리트 벽 위에

어께 동무한 줄장미 밑에 오르다 죽은 으아리

그는 한때 청천벽력의 목소리도 지녔었지만

실낱같은 방랑벽 이기지 못하고

목 쉰 빛바랜 단청이 되었다

화원으로 가는 숲길 멀지 않고

비둘기 장단 붙여주는

겨우 편 덕석에서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만 남기고

장엄하게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까무룩 지나는

키 크고 싱거운 봄날

시대를 거스른 역마살로 인한 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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