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히 기운 키 낮은 콘크리트 벽 위에
어께 동무한 줄장미 밑에 오르다 죽은 으아리
그는 한때 청천벽력의 목소리도 지녔었지만
실낱같은 방랑벽 이기지 못하고
목 쉰 빛바랜 단청이 되었다
화원으로 가는 숲길 멀지 않고
비둘기 장단 붙여주는
겨우 편 덕석에서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만 남기고
장엄하게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까무룩 지나는
키 크고 싱거운 봄날
시대를 거스른 역마살로 인한 객사였다.
비스듬히 기운 키 낮은 콘크리트 벽 위에
어께 동무한 줄장미 밑에 오르다 죽은 으아리
그는 한때 청천벽력의 목소리도 지녔었지만
실낱같은 방랑벽 이기지 못하고
목 쉰 빛바랜 단청이 되었다
화원으로 가는 숲길 멀지 않고
비둘기 장단 붙여주는
겨우 편 덕석에서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만 남기고
장엄하게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까무룩 지나는
키 크고 싱거운 봄날
시대를 거스른 역마살로 인한 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