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깃 세운 가시옷 입은 청맹과니가
올 풀린 스웨터 같은 가을 햇살
여물게 물고 있더니
싸르륵 거리는 맥반석 회전 솥 안
계면조로 느릿느릿 옆구리 터진 군밤
여민 노란 속살 들어내며
호흡 한번 가다듬고
겨우 세상 구경하러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