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그 녀석 만나러 서울까지 갔다
대뜸 너 시인이라메
누가 그래?
대구 순이가 그러더라
"아무리 봐도 넌 시인 같지가 안어”
그럼 뭐 것냐?
“소도둑놈 같이 생겼다”
그럼 시인은 뭐 모두 훈남형인가
“그래도 어디 시가 나올 구멍이라도 보여야지”
남이 찾지 못한 언어 조각 찾듯
낼름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500원짜리 동전만한 콧구멍만 벌렁거리는
커다란 소백정 한 놈 서 있었다.
2014.11.11. 16;46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