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책향1 2014. 11. 11. 16:48

얼굴

 

그 녀석 만나러 서울까지 갔다

대뜸 너 시인이라메

누가 그래?

대구 순이가 그러더라

"아무리 봐도 넌 시인 같지가 안어”

그럼 뭐 것냐?

“소도둑놈 같이 생겼다”

그럼 시인은 뭐 모두 훈남형인가

“그래도 어디 시가 나올 구멍이라도 보여야지”

남이 찾지 못한 언어 조각 찾듯

낼름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500원짜리 동전만한 콧구멍만 벌렁거리는

커다란 소백정 한 놈 서 있었다.

 

2014.11.11. 16;46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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