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찔금

책향1 2014. 11. 10. 13:27

으찔금

 

오뉴월 푸른 보리밭이 그렇게 사라져갔다

바싹 마른 아랫도리에서

뿌리부터 세상을 향해 내민 몸에서

단내만 품었다

꿈도 키워 보지 못한 여린 싹

말리고 고우는

쫀득한 순한 단맛을 위한

겨울밤 얼어붙은 혀를 위해

생의 한나절을 다 알기도 전에

내몸은 형체도 없이 사라졌네

오뉴월 푸른 보리밭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2014.11.10. 13;23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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