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트럼펫
세상에 고개 처박고 있는 꽃도 있다
하늘 보고 깔깔거리는 꽃만 보다가
아래로 향하니 엔젤이라 불렀다
아니 불끈 잡고 하늘 향해 쳐든 나팔만 보다가
목이 길고 소장(小腸)같은 복잡한 것을
힘주어 불다 보니 아래를 향하기보다
위로 힘껏 뱉어야 트럼펫이지
벌도 거꾸로 들어가야 씨방을 볼 수 있는 게
마치 서원에 가면 낮은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
예의를 갖추고 고개를 숙였다지만
과례(過禮)는 비례(非禮)라고 하잖아
독기 감추고 세모시 연초록으로 분장하지마라
목은 아프겠지만 고개를 들고 소리를 내야
근사한 이름, 천사의 나팔이라 부르지.
2014.11.7. 20;36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