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마루에는
내나이보다 오래된 옛집
틈이 벌어지고
옹이가 빠진 마루위에
다듬이돌이 놓여 있고 그 앞에는
가끔 닭이 올라와 굵은 똥을 싸기도
어린 조카들이 낮잠 자다가 마당으로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봄볕이 파고들면 동네 할머니들 모여
속곳 이 잡던 생각이 나고
어머니가 닭똥 닦아내던 군복 쪼가리나
어쩌다 한번 자고 가며 내 꼬추나 만지던
방물장수 아줌마도 기억한다
밤에 쥐약 먹은 어미개가 나부댄 흔적 역력한 마루 밑에
아직도 햇볕이 드는데
임자 잃은 개밥그릇과 구멍난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한 켤레
남았네.
2014.6.21 16;31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