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
이 녀석은 현금을 좋아한다
노숙자로 금속 밥그릇을 숨기고
오백 원짜리 단추 구멍만한 아가리만 벌리고
쇠소리 내며 돈은 잘도 받아먹었다
가끔 올려놓은 지갑도 꿀꺽하고
가죽 장갑도 슬쩍했다
잔돈 역시 어김없다
천하에 돈만 좋아하는 친구를 누가 좋아 할까마는
국가에서 반 평 남짓 땅과 집을 주고 보호했다
이 녀석을 만나려면 앞 사람에게 양해도 구한
귀한 녀석이었지만 어느새 보기 힘든 친구다
비오는 날이면 옛 친구를 통해 여인에게
기억되지 않은 번호로 연락이나 해볼까
2014.6.24 9;36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