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간 송아지

책향1 2014. 6. 3. 13:50

 

 팔려간 송아지

 

꽃피던 봄날 마른 논 길 질러

아버지 따라

십 여 리 현풍 시장에

어미 소 몰고 나서니

송아지 영문도 모르고

따라 나선다

태어나던 몇 달 전 외양간 앞에 어머니가 개다리소반에

우물물 한 그릇 올려 두고 빌었던,

가끔 야밤에 큰 된장독 핥 던 그 송아지

아버지가 돈을 세서 주머니에 넣은 후

면사무소 뒤까지 어미 소를 몰고 갔다

따라간 송아지가 그 낯선 집에 남겨지니

어미 소 몇 번이나 돌아보며 운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시린 가슴 안은 채

젖이 불어 집에 와서도 일주일간

그렇게 울었다

괜한 보리밭 흙덩이 걷어차며

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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