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간 송아지
꽃피던 봄날 마른 논 길 질러
아버지 따라
십 여 리 현풍 시장에
어미 소 몰고 나서니
송아지 영문도 모르고
따라 나선다
태어나던 몇 달 전 외양간 앞에 어머니가 개다리소반에
우물물 한 그릇 올려 두고 빌었던,
가끔 야밤에 큰 된장독 핥 던 그 송아지
아버지가 돈을 세서 주머니에 넣은 후
면사무소 뒤까지 어미 소를 몰고 갔다
따라간 송아지가 그 낯선 집에 남겨지니
어미 소 몇 번이나 돌아보며 운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시린 가슴 안은 채
젖이 불어 집에 와서도 일주일간
그렇게 울었다
괜한 보리밭 흙덩이 걷어차며
나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