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젊은 날의 짙푸름도 잊고
떠나야 비로소 보이는 세월
그 밀폐된 어둠 속
냉장고 야채박스에 뿌리가 반쯤 잘려나간
무가 노란 병아리 싹이 났다
세파에 얻어터진 푸른 멍도 잘려나가고
몸둥아리가 반인데
어둡고 추운 공간에서도 끈질긴 생존력은...
벼랑에 몰려 추락 직전이거나
절망에 빠져 말랭이로 쪼그라들 때도
어딘 가에는 숨통은 열려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승과 저승을 잇는 매듭이
조금 느슨해진 어딘 가에
크고 차디찬 냉장고 세월호에도.
2014.4.28. 6;43 남해에서
젊은 날의 짙푸름도 잊고
떠나야 비로소 보이는 세월
그 밀폐된 어둠 속
냉장고 야채박스에 뿌리가 반쯤 잘려나간
무가 노란 병아리 싹이 났다
세파에 얻어터진 푸른 멍도 잘려나가고
몸둥아리가 반인데
어둡고 추운 공간에서도 끈질긴 생존력은...
벼랑에 몰려 추락 직전이거나
절망에 빠져 말랭이로 쪼그라들 때도
어딘 가에는 숨통은 열려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승과 저승을 잇는 매듭이
조금 느슨해진 어딘 가에
크고 차디찬 냉장고 세월호에도.
2014.4.28. 6;43 남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