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바닷가 보트장 옆에는
버려지고 헤진 의자들이 다 모여
지나는 길손이나 보트 이용객이나
뙤약볕에 풀매는 인부나
서 있기보다 앉아 있기를 권한다
쓰레기장 행을 면한 처지가 요행인 듯
편히 쉬지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품을 쉽게 내준다
남을 위해 등뼈가 휘고 발톱이 빠지기도
목이 달아나거나 뱃살이 푹 꺼지고
나풀거리는 기름 빠진 얼굴로
노량 바다 휘저으며 유람하는 법을
노지에서 네 발로 꿋꿋하게 견디는 법을
가르쳐 준다.
문학세계 2014년 11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