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음악회
화방사 채진루 앞에서 기타를 든 중생들이
사랑 사랑은 누가 말했냐고 묻는 야단법석
전자음악이 찬 공기를 타고 산사를 휘감으니
행자들은 어께 들썩이고 먹빛 옷 걸친 납자들도
엉덩이 흔들고 평양예술단은 변신을 거듭한다
산닥나무는 온몸을 비트니
200년은 족히 된 오동나무도
허공으로 외는 독송에 대웅전 처마에 걸쳐앉은 외로운 초승달도
가만히 법문 듣는 가을 밤
성속이 모호한 가람
그래도 법당 안 부처님, 사랑을 갈구하는
중생들의 몸부림을 말없이 지켜본다.
2014.1.13. 12;34 남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