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책향1 2013. 12. 31. 15:59

 

 

-노인 요양원에서-

 

그 신산한 삶을 푸르름으로 알았지

이제 모두 사라지니

앓다 앓은 쉰내 나는 영혼이

비바람 맞고 피골이 상접한 채

허리 휜 등뼈, 얼굴에 핀 검버섯에

좁은 날개 서로 부여잡고 칼잠 자며

신음소리 낸다

한시름 놓을 새 없이

헛간 한 구석에서 파닥거린다

쇠잔한 몸 반기는 이 없지만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운 바람에도

뼈마디가 바스락거리며 눈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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