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접붙이기 할머니와 구들 청소 아저씨
직원들과 이야기 도중 돼지 접붙이기와 구들 청소 아저씨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은 볼 수가 없는 아늑한 어린시절의 추억이다. 진주 대구간 국도변에 살았던 필자는 어린 시절 비포장 도로, 아이들 머리만한 돌이 굴러다니던 길에서 본 모습이다.
버스가 지나가면 큰 돌을 튕겨 하교길의 아이들이 맞기도 했다. 그런 도로 가의 자갈이 없는 부분으로 버드나무 가지를 쥐고 커다란 수퇘지를 몰고 옆 동네에 돼지 접붙이러 가던 할머니가 계셨다. 일반적으로 돼지가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처럼 생각하지만 다소곳이 앞만 보고 가던 돼지가 먹을 것을 발견하고 옆길로 샐까봐 버드나무 잎이 붙은 가지가 방향타 역할을 했다. 그 순순히 가는 돼지를 몰고 가던 할머니는 늘 말 없이 돼지만 몰고 다녔다.
가을철이면 쌓아둔 짚단 옆에서 놀다보면 시커먼 검정으로 칠을 하고 자전거 짐칸에 대나무 등으로 만든 기구를뒷 칸에 돌돌 말아 실고 다니던 장비가 구들을 파는 기다란 장비다. 보통 대나무로 만들고 끝에는 못쓰는 헝겁 등으로 뭉쳐 저 있다. 구들 청소를 하려면 청솔가지로 많은 연기를 내고 바람개비로 아궁이에 불어넣고 방에서 연기가 나는 부분은 메운다. 기다란 장비로 아궁이를 통해 방바닥 구들 밑을 청소 한다. 그럼 기존의 검정이나 재를 털어내서 연기가 굴뚝으로 잘 빠져 나가게 하고 아궁이에서 불이 잘 들게 한다.
예전 흙집의 경우 쥐들이 구멍을 파거나 파낸 흙으로 불이 잘 들지 않고 연기가 부엌으로 나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젠 그런 직업이 사라진지 오래다. 마치 전화국 교환양이나 타이피스트가 사라진 것처럼. 그래도 마냥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장년들의 르망이다. 흙집에서 찬 바람이 새어 나오던 그런 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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