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편집권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

책향1 2011. 2. 3. 12:06

 

편집권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

 

*필자의 모든 글에서 지방신문은 도단위 신문을 지역 신문은 군단위 신문을 말합니다.


언론사의 편집권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규모와도 관련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KBS나 메이저급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지역 언론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실정법상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편집권에 대한 논란이 이는 것은 시대적인 상황이나 언론사 내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권위주의 시대의 언론의 외부 환경을 제외하더라도 언론사 내부적인 요인은 언론의 영향만큼 중요하다. 지명관 석좌교수는 2003년 4월 4일 동아일보에서 “편집의 자유만 보장된다면 언론사의 소유문제는 별 관계가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편집권이란 실무자의 판단에 따라 기사를 취재하고 쓰고 게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무 간섭이 없어야 한다. 사실 오인이나 실수에 의한 오보는 기자와 데스크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회사에도 일부 책임이 있지만 기사가 되느냐 되지 않느냐 문제에 대해 어느 누구도 시비를 걸 수 없다. 사전에 문제성이 있다면 데스크나 편집국장이 수정할 수도 게재 보류를 할 수 있다. 이것 역시 데스크나 편집국장의 고유 권한이고 편집권 행사의 일부이다.

일반적으로 법률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편집권이 발행인에게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편집권은 전부 일선기자가 행사하는 것이다. 편집권이 잘 보장된 언론사일수록 그렇다. 물론 정상적인 언론사라면 이런 과정을 통해서만 기사가 실리지 않는다.

스트레이트 기사가 아닌 피처스토리는 편집회의나 언론사 대표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일반 기자에 의해 주제가 되고 취재될 수도 있다. 조선일보의 경우 80년대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당기자”, “쓰레기 줄이기 운동”등은 당시 경영진의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다. 아이디어의 출처와는 관계없이 사회 공익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준 한 예라 할만하다.

경영권 문제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난으로 광고 하나 하나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지역 언론은 외형적인 편집권 독립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필자가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논조에 따라 생존을 걱정할 정도라면 편집권 독립은 사치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에서의 편향 현상은 당연할지 모른다. 타 매체의 비판이 없는 점도 지역 언론사들의 요행일 수 있다. 이런 현상에서 지역 신문사에서 독자들의 힐난에 가까운 직접적인 비판을 들어야만 한다. 도리어 이런 현상은 지역신문의 발목을 잡는 일로 나타난다.

지역에서 정말 비판기능과 감시 기능을 발휘해야 할 부분에 침묵하는 언론을 보고 과연 언론이 맞는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광고 수익에 이끌려 양심을 저버린 기자들이 많을수록 신문의 공익기능은 사라진다. 반대 급부로 광고에 비교적 영향력이 적은 인터넷언론의 창궐을 초래 할 수 있다. 적은 인원과 속발성의 영향으로 구독료를 지불한 종이신문보다 공짜 인터넷 신문 읽기가 쉽다.

전국적으로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신문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인터넷언론의 맹활약이 다분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소수의 인원으로 경영과 편집의 분리는 어렵고  자유는 많은 인터넷언론이다. 정갈한 언어와 정의감만 발휘된다면 종이신문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많은 지역언론의 성향을 좌우하는 편집권은 존폐를 가름할 정도의 진리성이 담보된 폭로성 기사를 기대한다. 이는 독자인 대중이 현명하기도 하지만 우매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경영이 어렵더라도 훌륭한 기사는 독자들 편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대주주나 가장 큰 광고주인 관청의 눈치나 친분 관계만 앞세우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잃는다. 독자확보도 광고수익 모두를 잃는다. 언론사내에서 화초처럼 지내며 대외적으로 기자대우만 받으려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언론사 존폐를 걱정할 정도의 어려운 가운데서도 올바르고 정직한 기사는 독자들이 판단하고 궁극적으로 독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더불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인신공격성 기사로 매도하는 버릇도 없어져야 한다. 언론사는 편집 매커니즘에 대해 누누이 이해를 구해야 한다. 패기를 잃은 기자보다 진취적인 기자가 존경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