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우리에겐 스푸트니크 효과는 없는가

책향1 2011. 1. 30. 12:48

우리에겐 스푸트니크 효과는 없는가


냄비 근성은 우리 국민의 대표적인 약점이다. 거기에 하나를 추가한다면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일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후 44년만의 병자호란을 두고 일본인이 흔히 그렇다고 한다. 기분 나빠 할 일이 아니라 사실이다. 임진왜란 전투 장면을 그린 그림을 보면 열심히 화살과 대포를 쏘는 수군 모습이 있다. 여기에 왜구들은 조총을 모두 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총과 화살의 대결은 이미 승부가 결정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이 없던 대포가 있었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스푸트니크 순간”이란 말을 새해 국정 연설에서 언급했다. 스푸트니크 1호는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로 우주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이다. 인공위성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혁신과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였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로 미국은 소련의 기술력에 놀랐고 탄도탄으로 핵 공격을 할까봐 위기감을 느끼고 교육과 우주개발에 열중하고 그 후 소련을 앞지르게 됐다.

1494년 대 이탈리아 전쟁에서 최신 대포로 무장한 프랑스군은 여러 요새에서 투석기를 쓰며 저항하는 이탈리아군을 격파해 나갔다.

임진왜란이나 대 이탈리아 전쟁 모두 최신 무기에 상대가 많은 피해를 본 전쟁이었다.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기계학이나, 역학 등의 연구가 활발해져 최신 무기를 생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임진왜란 중 항왜 김충선 장군 등이 조총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유야무야 되었다.

여기서 과거의 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뼈저린 경험이 병자호란과 일제 강점기의 시작을 막지 못했다. 조총의 경우, 포르투갈 제를 네덜란드 상인이 준 단 한 자루의 총으로 당시 세계 최고의 조총 생산국이 되었다. 당시 대적할 만 한 조선의 승자총통에 비해 10배의 화력을 자랑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스푸트니크 효과보다 훨씬 잔인하고 영향력이 광범위했던 전쟁에서 우리는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중국의 스텔스 젠-20개발 소식도 들린다. 강대국에 둘러싸였지만 강소대국을 지향하는 현명한 지도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