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마늘2
찬 바닷바람 맞지 말라 덮어준
검은 비닐에 땀이 송알송알 맺혔다
한 줄 비춰진 광명 찾아 겨우 세상 밖으로
기어 나온 나는 갈매기 울음마냥 청아하고
감시기 비늘모양 자태 자랑하며
알리신 향으로 단장한 남해마늘이겠지
검버섯은 마늘 바이러스 난
뿌리 잘리고 벌거벗은 채 나뒹구는
매장의 깐마늘이었다
위선으로 점철된 잔인한 이기심에
머리통에 갇힌 사고력으로
늘 염세에 얼굴에 먹칠이나 하던
부끄러운 자화상을 감추고 싶다
비닐 구멍으로 빠끔이 올려다본 세상이
우물 안으로 그래도 되새김질하던 소 눈만큼이나
순수했던 정의감으로 이제 비슬산 아래
하늬바람 매몰아치는 고향이 그립다
할머니 거친 손으로 뿌려주던 소똥거름과 규산질비료로
미끈한 마늘종도 생산하고 닮은 꼴 육쪽도
분가 준비 되었으니
나 이제 쭈글쭈글한 모습은 반납하고
바닷가 마늘밭을 흘러온 유전자로
채워야겠다.
2010.09.05 11:33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