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소(謫所)

책향1 2010. 5. 26. 13:03

적소(謫所)

 

천축에서 꿈을 꾸며 마늘종 같은 붓으로

샘물 위 석교 그리니 하늘 속을 누비는 팔선녀는

구름 속을 지나고 바닷물에 닳은 석교가 출렁이는데

그만 팔선녀와 희롱을 했지요

그러니 인과응보는 검은 글씨에서 춤을 추고

새롭게 태어난 나는 적소에서 막걸리 한 사발 다 들이키고

구름 위에서 나풀거리는 팔선녀 품안에서 복숭아 피는 세상

아랫것들이 사는 세상에서 난 멀리가고 싶은데

몽롱한 저 세계는 한 줌 담배 연기로 사라져 간다

잠깬 월세방에서 어머니한테 정말 미안하네요

낮술은 부모도 몰라본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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