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똥배” 기질
남해 사람 기질을 표현하는 말은 여럿있다. 그중에서 “고춧가루 서 말 먹고 삼 십리 물속 간다”가 으뜸이다. 인내력이나 생활력이 강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무실을 방문한 일본인 교수도 필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부산 하숙집 여주인이 남해 출신이라 이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드디어 남해 사람의 부지런함이 국제화돼 가는 양상이다.
일전에 고교 동창 녀석 농약 제조 대기업의 지점장을 하는 녀석이다. 영업차 남해를 여러 번 들린 녀석으로 필자가 “남해처자”와 결혼했다니 남해 처녀는 얼굴도 보지 않고 데려간다나. 이 말 역시 남해 사람들의 부지런함과 강한 생활력을 때문이다.
남해 "똥배” 기질이란 말도 압권이다. 60년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상은 김포 공항에서 서울 시내까지 오면서 느낀 인분냄새를 떠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인분은 당시 좋은 천연 비료였다. 그 덕분에 한국인들은 배속에 회충을 비롯한 기생충을 넣고 살았다.
남해 똥배는 그래서 탄생한 말이다. 척박하고 좁은 땅으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 때 남해 사람들은 육지에서 인분을 모아 배로 싣고 와 거름으로 사용했다. 억척스러운 남해 사람들의 모습으로 인해 “남해 똥배 기질”은 남해 사람들의 근면성을 일컫는 말이 됐다.
화학비료가 나오고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 여수 하동까지 인분을 거두러 다녔던 남해똥배가 적지 않았고 남해로 팔러 오기도 했다.
하동 사람이 거룻배에다 인분을 싣고 와서 남해 사람에게 팔려고 하면
새끼손가락으로 슬쩍 인분을 찍어 맛보고 나서 “물 탔 제?”
2010.01.06 11:12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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