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새해 희망은 있다.

책향1 2009. 11. 5. 11:38

                      새해 희망은 있다.

 중국의 역사서인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당동벌이(黨同伐異)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정해서 발표했다. 이는 2001년의 오리무중(五里霧中)과 2002년의 이합집산(離合集散), 2003년의 우왕좌왕(右往左往)에 이어 선정되었다. 언뜻 의미를 모르면 무슨 전투 용어 같은 살벌한 느낌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전투 상황은 아니지만 수도 이전과 대통령 탄핵 파문과 목하 진행 중인 4개 법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립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한 말이다.

  그 뜻은“같은 파끼리는 당을 만들고 다른 파는 공격 한다” 는 의미이다. 진절머리 나는 정쟁에 눈이 팔려 있는 동안 먹을 것이 없어 장롱 속에서 굶어 죽은 어린이가 나오고 빚에 쪼들려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가정주부가 나오는 판국이다. 또 80만명의 실업자가 하루하루를 걱정해야 하고 그 중 절반은 미래가 9만리 같은 청년 실업자이다. 전체 국민의 10%가 넘는 4백 94만명이 절대 빈곤층이다. 가게 문을 닫는 수많은 군소 상인들과 대책 없이 무너지는 농가를 바라보면 입을 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지 못하고 갈등을 풀 훌륭한 대책이 없다. 이대로는 남미형 경제로 가느니 말들이 많지만 남미와는 경제의 기초가 전혀 다르고 마인드가 다르다. 아무리 내년이 경제가 더 어렵다고 하지마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어떻게 이룩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인가. 4,50대 이상의 피와 땀으로 이 나라가 정치적인 갈등으로 날을 지새우는 한 희망을 말하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르겠다. 경제가 어렵지 않다고 우기고 허풍을 떨던 세력들이 이제 대책을 말하고 있다.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듯해서 별로 웃을 일이 없는 서민들에게 실날 같은 조그마한 희망을 보이게 한다.   

 

2004년 12월